1편 : AI를 이해하지 못하면 다룰 수 없다

구구단, 반복 덧셈의 간략화
구단은 단순히 곱셈을 외운 표가 아니다. 본질적으로는 반복되는 덧셈을 간략화한 것이다. 3×4는 “3을 네 번 더한 것”을 줄여 쓴 것에 지나지 않는다. 아이가 구구단을 외운다고 해서 곱셈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곱하기가 덧셈의 반복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단순 암송은 사라지고 수학적 사고가 열린다.
AI도 마찬가지다. 겉보기에는 복잡한 답을 내놓지만, 그 속은 결국 확률이라는 단순한 원리의 반복적 계산이 축적된 것이다. AI를 단순히 ‘사용’하는 것은 구구단을 외워 쓰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 원리를 이해하고 다룰 때 비로소 우리는 AI를 ‘응용’하는 단계에 도달한다.
운전 비유는 적절치 않다
흔히 AI를 자동차 운전에 비유한다. 하지만 운전은 기술을 익히면 끝이지, 운전 자체를 더 깊이 응용할 필요는 없다. AI는 다르다. AI는 단순히 조작하는 기계가 아니라, 이해와 응용의 대상이다.

사람에게 임무를 맡길 때를 생각해 보자. 어떤 일이 그 사람에게 적합한지 판단하려면, 그의 능력과 성향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AI도 같다. 어떤 문제를 맡길 때, 그 문제를 AI가 잘 풀 수 있는지 판단하려면, AI의 작동 원리를 알아야 한다.

사용과 응용의 차이
이 지점에서 중요한 구분이 드러난다. AI를 사용하는 것과 AI를 응용하는 것은 다르다.
- 번역기
- 사용: 외국어 문장을 그대로 번역시켜 결과만 받아본다.
- 응용: 번역이 확률적 패턴의 결과임을 이해하고, 전문 용어나 문체를 맞게 조정한다.
- 그림 생성사용: “고양이 그림 그려줘”라고 하고 결과를 그대로 쓴다.
- 응용: 빛, 화풍, 색감, 감정까지 지시해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이미지를 얻는다.

- 응용: 빛, 화풍, 색감, 감정까지 지시해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이미지를 얻는다.
- 코딩 도우미
- 사용: AI가 짜준 코드를 그대로 붙여넣는다.
응용: 그 코드가 확률적 산출임을 이해하고, 성능·보안·알고리즘 구조를 최적화한다.
계산기를 떠올려 보자. 계산기를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버튼을 누르는 법을 알아서가 아니라, 그 근간에 있는 가감승제의 원리를 이해하기 때문이다. AI도 같다.

AI를 응용하기 위해서는 그 작동의 근간인 확률을 이해해야 한다.
결론
AI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복잡한 절차를 거쳐도 결국 확률이라는 원리 위에서 작동한다. 그것을 이해해야만 AI를 단순히 ‘사용’하는 차원을 넘어, 삶 속에서 ‘응용’하는 차원으로 나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