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화 속에서 드러나는 답
AI의 답은 언제나 동일하지 않다. 같은 질문이라도 맥락과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이 변화무쌍함은 AI의 약점이 아니라 본질이다. AI는 확률로 작동하고, 확률은 곧 변화의 다른 이름이다. 그러므로 AI를 이해한다는 것은 변화의 질서를 이해하는 것이다.
『주역』, 변화의 철학
동양의 고전 『주역』은 세상을 변화의 연속으로 보았다. 낮과 밤, 봄과 겨울, 음과 양의 교차 ― 이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한다. 괘象은 고정된 답을 주지 않는다. 그저 그때의 흐름을 비춰 주고, 그 변화 속에서 길을 찾게 한다.
AI도 이와 닮았다. 하나의 출력은 단일한 진리가 아니다. 수많은 확률적 움직임이 모이고 쌓여 드러난 하나의 괘象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결과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속에 숨어 있는 변화의 패턴을 읽어내는 일이다.

장자의 거문고와 AI의 울림
장자는 거문고 줄을 퉁기며 말했다. 소리는 줄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줄과 공기, 귀와 마음이 함께 변할 때 비로소 소리가 난다. AI의 답도 그렇다. 그것은 데이터와 알고리즘만의 산물이 아니라, 질문과 맥락, 그리고 우리가 해석하는 태도가 어우러질 때 완성된다.

사용에서 응용으로, 변화와 함께 흐르기
변화를 두려워하면 주역은 미신이 되고, AI는 불안정한 기계에 불과하다. 그러나 변화를 받아들이고 흐름 속에서 패턴을 읽는다면, 주역은 철학이 되고 AI는 새로운 사유의 도구가 된다.
AI를 단순히 사용하는 것은, 변화 앞에서 눈을 감는 것과 같다. 그러나 그것을 응용하는 순간, 우리는 변화와 더불어 흐르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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