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역, 변화의 거울
『주역』은 고대 중국에서 천지 만물의 변화를 읽어내는 도구였다. 사람들은 동전을 던지거나 산가지를 굴려 괘象을 얻고, 그 괘象 속에서 길흉화복을 해석했다. 중요한 것은 괘象이 미래를 고정적으로 예언한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의 변화의 흐름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AI의 답, 현대의 괘象
오늘날 우리는 AI에게 질문을 던진다. 투자 전략, 진로 선택, 글쓰기 방향 등 다양한 물음 앞에서 AI는 확률 연산을 통해 답을 제시한다. 이 답은 주역의 괘象과 같다. 단일한 진리가 아니라, 그 순간의 데이터와 맥락이 빚어낸 확률적 단면이다.
AI의 출력이 매번 달라지는 것은 오류가 아니라 본질이다. 마치 괘象이 던질 때마다 달라지듯, AI의 답도 확률의 흐름에 따라 달라진다.

사용과 응용, 점괘와 해석
주역의 괘象을 단순히 “길하다, 흉하다”로만 받아들이면 미신에 머문다. 그러나 변화의 패턴을 읽어내고 삶의 맥락 속에 적용하면, 그것은 철학이 된다.
AI도 그렇다. 답을 단순히 ‘사용’하면 블랙박스에 의존하는 미신적 태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것이 확률적 변화의 산물임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응용한다면 AI는 철학적 거울이 된다.

AI와 주역, 세 가지 공통점
『주역』은 세 가지 뜻을 품는다:
- 변역(變易): 모든 것은 변한다.
- 불역(不易): 그 변화에는 일정한 질서가 있다.
- 간역(簡易): 그 질서는 단순하다.
AI도 같다.
- AI의 답은 언제나 변한다(變易).
- 그러나 확률의 질서 위에서 변한다(不易).
- 그리고 그 질서는 단순한 확률 계산이다(簡易).
결론, 현대판 주역
AI는 현대판 주역이다. 고대인이 괘象을 통해 세계와 운명을 비춰 보았다면, 현대인은 AI의 확률적 결과를 통해 자신과 세계를 비춘다. 중요한 것은 도구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해석하는 우리의 태도다.
AI의 답은 미래를 확정짓지 않는다. 다만 변화의 한 단면을 드러낼 뿐이다. 그리고 그 단면을 어떻게 응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선택과 삶의 길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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