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이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사람들은 그저 멀리 보는 장치라 여겼다.항해자는 그것으로 바다의 길을 조금 더 안전하게 살폈고, 군인은 적의 움직임을 조금 더 빨리 알아차렸다.편리한 도구, 그 이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갈릴레오는 같은 망원경을 들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그의 눈에 비친 달은 매끈한 구체가 아니었다. 상처 난 흙과 울퉁불퉁한 산맥이 거기에 있었다.목성은 고독하게 떠 있지 않았다. 작은 위성들이 그 곁을 돌고 있었다.우주는 그 순간 다른 얼굴을 드러냈다.인간이 중심이라 믿던 세계는 균열을 일으켰고, 밤하늘은 더 이상 침묵의 장막이 아니었다.똑같은 도구였다.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거래의 물품이었고, 갈릴레오에게는 세계관을 전복하는 열쇠였다.역사는 늘 이 원리를 반복한다.도구를 잘 쓰는 자..